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데 미겔 비극적인 사망에 스페인 축구 시계도 멈췄다
1. 개요
2026년 11월 3일 현지시간 오전 8시, 스페인 프로축구 2부리그(라리가2) CD 테네리페의 공격수 헤수스 데 미겔 알라메다(30)가 경기 도중 상대 골키퍼와 충돌한 뒤 병원에서 숨졌다. 데 미겔은 테네리페와 FC 안도라의 2026-27시즌 12라운드 경기 후반 추가시간에 안도라 골키퍼 헤수스 오워노와 부딪혀 쓰러졌고, 심정지로 중환자실에 옮겨졌다가 신경학적 상태가 나빠져 끝내 숨졌다.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스페인축구협회(RFEF)는 3일로 예정돼 있던 국왕컵과 왕비컵 경기를 모두 중단했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주요 구단과 선수들도 줄지어 애도를 표했다. 한편 골키퍼의 무릎이 가슴을 가격한 이 장면을 두고 골키퍼 보호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따지는 논쟁도 다시 일고 있다.
2. 사고 발생
사고는 스페인 산타크루스 데 테네리페의 에스타디오 엘리오도로 로드리게스 로페스에서 열린 경기의 막바지에 일어났다. 한국경제는 사고일을 1일이라고 보도했고, 포포투와 스포티비뉴스는 2일이라고 썼다. 날짜가 엇갈리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위독해졌다는 포포투 보도와 사고 "하루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는 한국경제 보도를 함께 보면 2일 쪽이 맞아 보인다. 당시 스코어는 2-2였고, 테네리페는 후반 추가시간에 역습으로 결승골을 노리고 있었다. El Confidencial은 이 장면이 후반 96분에 나왔다고 전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상대 진영으로 넘어온 공을 쫓아 쇄도하던 데 미겔은 페널티박스 밖으로 달려 나온 오워노와 공중에서 강하게 충돌했다. 이때 오워노의 무릎이 데 미겔의 가슴 부위를 가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데 미겔은 가슴을 잡고 의식을 잃었고, 주심은 오워노에게 즉시 퇴장을 명령한 뒤 경기를 중단시켰다. El Confidencial은 오워노가 쓰러진 상대를 살피려는 동작을 취했으나 결국 그라운드를 떠났다고 전했다.
그라운드에서는 의료진이 급히 응급처치에 나섰고, 양 팀 선수들도 충격에 빠졌다. 스포티비뉴스는 치료가 이어지는 동안 일부 선수가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데 미겔은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졌고, 인근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라 칸델라리아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3. 병원 이송과 사망 발표
심정지가 일어난 시점은 보도마다 조금 다르다. 한국경제는 그라운드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았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는 스페인 매체 마르카를 인용해 이송 과정에서 심정지가 왔고 구급대원이 심폐소생술로 소생시켰다고 썼다. 한 레딧 게시물에서도 충돌로 심정지와 호흡정지가 왔고 서둘러 구급차로 옮겨졌다고 했다. 어느 쪽이든 충돌 직후 곧바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는 점은 같다.
테네리페는 사고 직후 성명에서 데 미겔이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상태가 심각하다고 알렸다. 한때 맥박이 돌아오고 상태가 나아지는 듯했으나, 곧 신경학적 손상이 급격히 진행됐다는 추가 발표가 나왔다. 포포투도 의료진의 신속한 대응으로 잠시 나아졌지만 "의학적 상태가 신경학적으로 악화됐다"는 정정 보도가 나왔다고 전했다. 결국 데 미겔은 3일 오전 8시 숨졌고, 구단은 공식 성명으로 사망을 알렸다.
구단은 성명에서 "깊은 슬픔에 잠겨 이 일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기 어렵다"며 "위로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이 보내준 응원에 감사를 전하고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데 미겔은 1996년생으로 CD 레가네스 유소년팀을 거쳤다. 2023년 카스테욘의 2부리그 승격을 이끌었고, 2025년 여름 테네리페로 이적해 주전 공격수로 뛰어 왔다.
4. 스페인 축구계의 일정 중단과 추모
비보가 전해지자 RFEF는 애도와 연대의 뜻으로 11월 3일 화요일에 예정된 코파 델 레이 마프레 1, 3차 예선과 코파 데 라 레이나 이베르드로라 1, 3차 예선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알멘드랄레호에서 열릴 예정이던 U-21 대표팀과 일본의 경기 공식 발표 행사도 취소됐다. 포포투는 연기된 경기의 최종 일정이 추후 공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RFEF는 스페인 축구계가 이 슬픈 상실 속에서 한마음으로 뭉쳐 유가족과 친구, 테네리페 구단과 팬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추모는 구단과 선수 단위로 이어졌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공식 추모 성명을 냈고, 안도라 구단 대주주인 전 축구선수 헤라르드 피케도 유족에게 조의를 전했다. 스포티비뉴스는 바르셀로나의 페드리가 "할 말을 잃었다"고, 레알 마드리드의 킬리안 음바페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고 남겼다고 전했다. 이강인도 추모 글을 올렸고, 토트넘 홋스퍼와 리버풀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도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테네리페 선수 호르헤 모레노와 헤수스 알바레스가 병원을 찾은 모습도 사진으로 공개됐다.
5. 진위 논란
핵심 쟁점은 이 충돌이 골키퍼의 본능적 방어 동작에서 비롯된 불가항력의 사고인지, 아니면 판단 착오에서 나온 위험한 플레이였는지다. El Confidencial은 이 사건이 "골키퍼 보호는 어디까지이고, 나머지 선수에게는 어디서부터 무모함이 되는가"라는 오래된 논쟁을 다시 열었다고 짚었다. 고의성을 주장하는 보도는 없다.
5.1. 불가피한 사고라는 쪽
이쪽은 골키퍼가 공중 볼을 다툴 때 무릎을 들어 올리는 것이 몸을 지키기 위한 동작이라고 본다. El Confidencial이 인용한 전문가들도 "골키퍼는 자신을 보호하려고 무릎을 든다"고 설명했다.
또 상황 자체가 급박했다는 점도 이쪽의 근거로 거론된다. 후반 추가시간에 2-2 동점에서 테네리페가 역습으로 결승골을 노리던 순간이었고, 오워노는 그 흐름을 끊으려고 자기 진영에서 경기장 중앙 쪽까지 나와 공을 걷어내려던 참이었다. 여기에 오워노가 퇴장당한 뒤에도 쓰러진 상대를 살피려는 동작을 보였다는 보도는 고의와 거리가 멀다는 정황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
5.2. 판단 착오이자 위험한 플레이라는 쪽
반대쪽은 결과가 아니라 동작을 문제 삼는다. 전문가들이 무릎을 드는 동작이 보호용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오워노가 계산을 잘못했다"고 평가했다는 점이 대표적인 근거다. 방어 동작이라는 설명이 맞더라도, 무릎이 상대의 가슴을 가격해 심정지까지 이어졌다면 그 동작이 안전 범위를 넘어섰다는 뜻이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주심의 대응도 근거가 된다. 주심은 충돌 직후 오워노에게 퇴장을 명령했고, El Confidencial에 따르면 직접 퇴장이었다. 심판이 현장에서 이미 위험한 행위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게다가 오워노는 페널티박스 밖으로 나와 경기장 중앙 쪽까지 달려 나온 상태였다.
두 주장 모두 영상 판독이나 공식 조사 결과가 아니라 사고 직후의 보도와 전문가 코멘트에 기대고 있다. 사고 경위에 대해 확인되는 공식 판단이 없는 만큼, 어느 쪽이 맞는지는 열려 있다.
6. 여담
- 한국경제는 사고일을 1일로 썼고, 포포투와 스포티비뉴스는 2일로 썼다. 포포투는 RFEF를 "스페인축구연맹"이라고 불렀고, 한국경제는 "스페인축구협회"라고 썼다.
- El Confidencial 기사 도입부에는 사망한 쪽을 "골키퍼"라고 적은 대목이 있으나, 다른 보도와 맥락상 숨진 사람은 공격수 데 미겔이다.
- 스포티비뉴스는 이강인의 추모 SNS 글을 사진과 함께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