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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매크로' 자랑했다가…국가AI전략위 위원 해촉
1. 개요
2026년 10월 20일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 위원이자 KAIST 초빙교수인 김모 교수가 KTX 승차권 조회·예약용 매크로를 만들어 써 왔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삭제하면서 논란이 되었다. 글의 내용은 "몇 달 전 매크로를 만들어 잘 썼는데 며칠 전에 KTX가 막았다"는 것이었고, 논란이 일자 원글은 삭제되었다.
글이 지워진 뒤에도 캡처본이 커뮤니티와 언론으로 퍼지면서 논란은 이어졌다. 김 교수는 좌석 조회만 했고 예약에는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국가 AI 정책을 논의하는 위원이 공정한 예매 질서를 해칠 수 있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이튿날인 21일 김 교수를 해촉했다.
2. 게시글 공개와 삭제
김 교수는 20일 SNS 스레드에 "몇 달 전 매크로(KTX 예약하기, 조회간격) 하나 만들어서 잘 썼는데 며칠 전에 KTX가 막았다"며 "이제 어떻게 하나, 손가락만 고생하게 생겼다"는 글을 올렸다. 서울신문은 그가 자신이 쓴 프로그램 화면 캡처도 함께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쿠키뉴스와 펜앤마이크의 설명을 종합하면, 캡처 속 프로그램에는 출발 날짜·희망 출발 시각·허용 시간 범위·성인 인원을 설정하는 항목이 있었고 수서~대전 구간 열차가 조회 대상으로 잡혀 있었다. 다른 화면에는 코레일이 매크로를 탐지해 접속을 차단했으며 비인가 도구로 판단해 로그인과 조회·예약이 안 된다는 취지의 문구가 떠 있었다.
코레일은 이미 매크로 차단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코레일은 승차권 부당 선점을 막으려고 지난해 7월 매크로 탐지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용자의 접속 패턴과 구매 행태를 분석해 비정상 접근을 막는다. 시스템 도입 후 올해 8월까지 차단한 비정상 접근은 누적 1700만 건에 이른다고 한다. 김 교수의 게시물이 알려지면서 공정한 승차권 예매를 위해 자동화 프로그램을 차단하는 코레일의 정책과 맞지 않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교수는 논란이 일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3. 캡처의 확산과 신고 예고
글은 지워졌지만 캡처가 퍼졌다. 한 스레드 이용자(계정명 djroem)는 "카이스트 교수이자 국가AI전략위원회 위원이라는 분이 불법 매크로를 돌리다 차단당하자 징징대는 글을 당당하게 올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화면을 캡처해 언론에 제보했고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침해행위 신고서를 작성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이용자는 김 교수가 13일 국가AI전략위원회 산업·휴머노이드 분과 회의에 참석하며 "위원",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라고 적힌 명패를 찍어 올린 글도 함께 제시했다.
이 캡처는 보배드림, 에펨코리아, 더쿠 등 여러 커뮤니티로 번졌다. 펜앤마이크에 따르면 에펨코리아로 옮겨진 글에는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비판하는 쪽은 "교수급 인사가 매크로를 돌리면 매크로를 안 쓰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나라가 된다"는 식으로 사회 지도층의 인식을 문제 삼았다. 그가 전임 교원이 아니라 KAIST 산하 기관의 초빙교수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위원 선정 기준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있었다. 반면 처벌까지는 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다만 쿠키뉴스는 보도 시점에 캡처만으로는 신원과 현재 직책, 프로그램의 실제 작동 방식과 이용 범위를 확인하기 어렵고, 대량 구매나 웃돈 재판매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4. 김 교수의 해명
김 교수는 연합뉴스 등과의 통화에서 "KTX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연결하는 걸 이용해 바이브 코딩으로 만들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좌석 체크를 한 적은 있지만 이를 활용해 예약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바이브 코딩은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고 AI의 도움을 받아 코드를 작성하는 개발 방식이다.
다만 연합뉴스는 프로그램이 실제 승차권 예매에 쓰였는지, 프로그램의 제작·사용이 코레일 이용약관이나 관련 규정에 어긋나는지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5. 위원 해촉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21일 논란이 된 위원을 해촉했다고 밝혔다. 위원장인 이재명 대통령이 해촉안을 재가한 데 따른 조치였다. 위원회는 위원직 수행의 사회적 책임과 엄중한 품위 유지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이날 저녁 언론 공지로 해촉안 재가를 알렸다.
위원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SNS 활동을 포함한 위원 업무 수행 전반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고히 다지겠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6. 진위 논란
핵심 쟁점은 "조회만 했다"는 해명을 믿을 수 있느냐, 그리고 예약이 아닌 조회용 매크로도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냐는 것이다.
6.1. 과한 비난이라는 쪽
이쪽은 확인된 사실과 비난의 크기가 맞지 않는다고 본다. 연합뉴스와 쿠키뉴스 보도 시점까지 프로그램이 실제 예매에 쓰였는지, 대량 구매나 웃돈 재판매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펜앤마이크에 따르면 현행법상 승차권 되팔기는 철도사업법에 따라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 대상이지만, 되팔기 목적이 없는 개인의 매크로 사용을 직접 처벌하는 규정은 따로 없다. 한 누리꾼은 "매크로로 표를 쓸어 담아 암표를 파는 건 남에게 피해를 주니 처벌해야 하지만, 자기 지식으로 도구를 만들어 자기 표만 사겠다는 걸 무슨 근거로 처벌하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그 역시 "서버에 무리를 준다는 이유라면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6.2. 해명을 믿기 어렵다는 쪽
이쪽은 글의 문구와 캡처 화면을 근거로 든다. 김 교수 스스로 "매크로(KTX 예약하기, 조회간격)"라고 썼고, 막힌 뒤에는 "손가락만 고생하게 생겼다"고 적었다. 캡처 속 프로그램에도 날짜·시각·인원을 설정하는 항목이 있었고, 다른 화면에는 코레일이 매크로를 탐지해 접속을 차단했다는 안내 문구가 떠 있었다.
피해 구조 문제도 거론된다. 펜앤마이크는 매크로가 사람이 손으로 할 수 없는 속도로 취소표를 반복 조회해 낚아채므로, 같은 표를 기다리는 일반 이용자, 특히 온라인 예매에 서툰 고령층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지적을 전했다. 경찰도 매크로로 예매 시스템에 반복 접속하는 행위가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여기에 국가 AI 전략을 논의하는 위원이라는 직함이 얹힌다. 펜앤마이크는 AI와 자동화 기술의 활용 기준을 세워야 할 자리에 있는 인사가 공공 서비스의 공정한 이용 질서를 우회하는 자동화 도구를 거리낌 없이 써 왔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두 주장은 어느 쪽도 확정적 증거가 없다. 프로그램의 실제 이용 범위와 예약 시도 여부, 약관 위반 여부는 보도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았고 열린 질문으로 남아 있다.
7. 여담
- 펜앤마이크는 에펨코리아 댓글창이 원글의 '몇일' 표기를 두고 벌인 맞춤법 논쟁으로 한때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고 전했다. 다만 더쿠 게시물에 실린 캡처에는 "며칠 전"으로 적혀 있다.
- 뉴시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개인 소장품 '셀프 전시' 논란을 빚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사직안도 재가했다. 이 해촉은 그 발표 말미에 함께 전해졌다.
- 쿠키뉴스는 코레일이 최근 추석 연휴 기간에 확인한 암표 의심 거래 35건을 수사 의뢰하고 암표를 판매한 철도회원 8명을 강제 탈퇴시켰다고 전했다. 펜앤마이크는 코레일이 올해 설 예매 기간에만 매크로 탐지 솔루션으로 비정상 접근 4만2695건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