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나사 3개 풀었더니 '시커먼 곰팡이'…얼음정수기 위생 구멍
1. 개요
2026년 여름 한 소비자가 SNS에 얼음정수기를 분해한 사진을 올리면서 곰팡이 논란이 시작되었다. 정수기 앞판의 터치스크린을 떼고 얼음 투출구 쪽 나사 세 개를 풀어야 보이는 자리에 검은 곰팡이가 가득했고, 이 글이 퍼지면서 비슷한 경험담이 잇따랐다.
논란의 중심에는 정기 방문관리의 청소 범위가 있다. 해당 소비자에 따르면 담당 직원의 청소 매뉴얼은 상단 얼음보관통 커버 안쪽의 얼음통과 스크류 같은 부품을 세척·교체하는 데 그쳤고, 곰팡이가 발견된 자리는 여기에 들어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기 관리를 받았는데도 곰팡이가 있었다는 불만이 나왔고, 관리 범위와 계약 해지 문제를 둘러싼 논의로 번졌다.
2. 나사 세 개 안쪽의 곰팡이
에펨코리아에 옮겨진 글에 따르면, 이 소비자(이하 A씨)는 렌탈 기간이 끝난 뒤에도 담당 코디가 회사를 옮기자 함께 옮겨 35개월째 같은 얼음정수기를 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날 쓰레드에 올라온 얼음정수기 곰팡이 글을 보고 자신의 정수기가 걱정돼 확인에 나섰다. A씨는 곧바로 A/S를 긴급 신청했고, 방문한 기사가 정수기를 분해해 보니 내부 부품과 벽면에 검은 곰팡이가 가득 피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이 상태를 확인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A씨가 문제로 지목한 것은 청소 매뉴얼과 실제 곰팡이 위치의 어긋남이다. 이후 통화한 담당 코디는 방문 청소 때 정수기 커버를 분리하고 상단의 얼음보관통 커버를 꺼내 그 안의 얼음통과 스크류 등을 세척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날 기사가 뜯은 곳은 터치스크린(앞판)을 떼고 정면에 보이는 얼음 투출구 쪽 나사 세 개를 빼야 나오는 부분이었다. A씨는 본사에 전화해 청소 매뉴얼 개편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고, 같은 정수기를 쓰는 지인들에게도 확인해 보라고 권했다. 글에는 "회사 상관없이 같은 방식은 다…" 라는 문구도 있으나 캡처가 이어지지 않아 뒷부분은 확인되지 않는다.
A씨는 제품 설명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았다. 계약 당시 "올스텐" 이라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얼음이 어는 부분만 스테인리스이고 보관통은 플라스틱이라는 것이다. 기사에게서 몇 주 전에도 어떤 고객이 같은 이유로 항의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지만, 이는 A씨가 전한 기사의 말일 뿐 따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3. 경험담의 확산
A씨의 글은 쓰레드와 SNS,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에펨코리아에 옮겨진 캡처 기준으로 A씨의 첫 게시글에는 좋아요 627개, 댓글 355개, 공유 1천 회가 찍혀 있었다. 같은 캡처에는 설치한 지 얼마 안 된 정수기를 쓰는 또 다른 이용자(이하 B씨)가 "결국 나도 판도라의 상자 뜸" 이라며 올린 글이 실려 있다. B씨의 정수기는 옆판이 깨끗했다고 기사가 말해 주었지만, 얼음을 안 쓰고 냉온정수기로만 쓰면 괜찮은지 묻자 기사는 곰팡이를 피하기 어렵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기사의 설명은 직수관이어도 관이 얼지 않게 하는 냉각수가 안에 들어 있어 온도차가 생길 수밖에 없고, 그래서 결로와 곰팡이는 어쩔 수 없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기사 본인도 "흐린 눈" 하고 쓴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B씨는 일단 해지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언론 보도도 비슷한 사례를 모았다. 컨슈머타임스는 지난달부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빙부·얼음 저장고·얼음 토출구에서 검은 물질이 나왔다는 사례가 확산했다고 전했다. 3년째 얼음정수기를 쓴다는 한 소비자는 4개월마다 필터를, 6개월마다 코크와 얼음통을 교체하고 전체 클린 서비스도 받으며 얼음도 일주일에 한 번은 다 빼내고 새로 받는데도 토출구 쪽에 곰팡이가 보인다고 적었다. 제빙부와 저장고에 곰팡이가 다닥다닥 붙었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2024년 9월부터 얼음정수기를 썼다는 소비자는 관리 기사가 "어쩔 수 없는 현상" 이라고 했다며 제품을 교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불만이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컨슈머타임스에 따르면 얼음정수기 내부 위생 문제는 과거에도 여름철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복해 제기됐다. 2023년 한 온라인 카페에는 A/S 기사가 곰팡이를 보고 괜찮다며 키친타월에 물을 묻혀 닦고 갔고, 필터를 교체하는 사람들도 곰팡이가 생기는 부품은 못 뜯는다고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4. 언론 보도와 계약 해지 문제
동행일보는 7월 30일 기사에서 A씨가 발견한 곰팡이가 정기 방문 직원의 청소 매뉴얼에 포함되지 않은 곳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이런 부위가 일반적인 분해 청소 범위 밖이며,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내부 구조까지는 점검이 이뤄지지 않는 셈이라고 짚었다. 코메디닷컴도 이튿날 「"살균 서비스 받았는데도 또 곰팡이?"…얼음정수기 위생 논란, 왜 반복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매일경제TV(MBN)는 8월 6일 정기 케어서비스 이후에도 내부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제보가 이어진다고 전하면서, 일부 소비자는 A/S 이후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제품을 교체하거나 계약을 해지했다고 소개했다. 제품마다 관리 범위와 점검 항목이 달라 소비자의 기대와 실제 서비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실었다.
논란은 곧 위약금 문제로 옮겨 갔다. SBS는 8월 25일 「뉴스헌터스」의 '사건why' 코너에서 이 문제를 다루며 곰팡이가 얼음을 만들고 보관하는 얼음정수기의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곰팡이가 핀 정수기를 위약금 없이 해지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방송에는 변호사 두 명이 대담자로 나왔다. SBS 뉴스헌터스 채널의 한 유튜브 영상은 제목에서 "당장 확인해 보라" 고 권하며 이번 일을 "난리 난 곰팡이 얼음정수기 사태" 라고 불렀다. 컨슈머타임스는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4월 발표한 가전 구독·렌탈 서비스 조사에서 피해구제 신청의 58.2%가 정수기였고 품질·AS 관련 피해가 34.6%였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5. 제조사와 업계의 대응
제조사들은 위생 관리 강화를 내세웠다. 컨슈머타임스에 따르면 교원웰스는 물을 직수 방식으로 공급하고 제빙 부위에 스테인리스를 쓰며, 정수 코크·아이스룸·얼음 토출구 등에 6개의 UV-C LED 살균 모듈을 달았다. 웰스 매니저는 3~6개월 주기로 방문해 내외부를 살균·세척한다. LG전자는 전면부와 얼음보관실 상부에 히팅 시스템을 넣어 내·외부 온도차를 줄이고 단열재를 보강했다. 내부 스테인리스 직수관은 주 1회 자동으로 고온 살균하며, 구독 고객에게는 3~6개월 주기로 얼음 토출구 분해 점검까지 한다.
코웨이는 제품에 따라 2~4개월마다 서비스 전문가를 보내 얼음 트레이와 저장고를 분리 세척하고, 관리 후 내부 사진을 고객에게 보내는 '안심포토 서비스'를 운영한다. 최근 출시 제품에는 자동 UV 살균 기능과 분리 세척이 가능한 얼음 추출구 커버를 적용했다고 한다. 청호나이스는 방문 때 정수탱크·얼음저장고·코크·얼음 토출부를 점검·세척하며 제품에 따라 2개월 또는 4개월 주기로 방문한다. 위생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품 하자나 관리상 문제가 확인되고 조치 후에도 반복되는 등 해지 사유에 해당하면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 자사 약관에 따라 위약금 면제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컨슈머타임스는 제조사들이 살균 기능을 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 환경에서 제빙부와 저장고의 오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는지 검증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고 짚었다.
6. 진위 논란
핵심 쟁점은 얼음정수기 내부의 곰팡이가 업체의 관리 범위·설명 책임에서 비롯된 문제인지, 아니면 저온 환경에서 물과 얼음을 다루는 제품 특성상 어쩔 수 없는 현상인지다.
6.1. 업체의 관리·설명 책임이라는 쪽
이쪽은 정기 관리를 받았는데도 곰팡이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관리 체계의 구멍을 보여 준다고 본다. A씨가 35개월째 쓴 정수기에 대해 담당 코디의 청소 매뉴얼은 상단 얼음보관통 안쪽까지만 닿았고, 나사 세 개 안쪽은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자리였다. 3년째 쓰며 필터·코크·얼음통을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클린 서비스까지 받았다는 소비자가 토출구 쪽에서 곰팡이를 봤다는 증언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 사례도 이 주장에 힘을 싣는다. 2023년 온라인 카페에는 기사가 곰팡이를 보고도 물 묻힌 키친타월로 닦고 갔고 필터 교체 인력은 해당 부품을 뜯지 못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문제가 여름철마다 반복 제기됐다면 이번 일을 개인의 운 나쁜 경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A씨가 겪은 "올스텐" 설명과 실제 재질의 차이가 사실이라면 계약 당시의 안내가 부실했다는 문제도 더해진다. 여기에 곰팡이가 핀 정수기를 위약금 없이 해지하기도 어렵다는 SBS의 지적까지 합치면, 문제가 관리 단계에 그치지 않고 해지 단계까지 이어진다는 주장이 나온다.
6.2. 제품 특성상 불가피한 결로라는 쪽
반대편은 업체의 일탈이라기보다 구조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맞선다. 야마모토 나오미치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컨슈머타임스 서면 인터뷰에서 차가운 정수기와 따뜻한 주변 공기의 온도차가 결로가 생기기 쉬운 조건을 만들 수 있으며, 결로와 습기 등 미생물이 증식할 환경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B씨가 전한 기사의 말, 곧 직수관이어도 냉각수 때문에 온도차가 생겨 결로 곰팡이를 피하기 어렵다는 설명과도 일치한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공간에 정수기를 뒀다면 내부 세척에 신경 써야 하고 렌탈 계약이 끝난 제품은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정수기 관리업계 종사자의 말도 같은 방향이다.
이 입장에서는 업체들이 이미 대응에 나섰다는 점도 중요하다. 제조사들은 히팅 시스템과 단열 보강으로 결로를 줄이고 UV 살균, 자동 고온 살균, 분해 점검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도 미생물은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컨슈머타임스가 이 사례들을 "곰팡이로 추정되는 검은 물질" 이라고 표현했듯 기사에서 성분을 검사한 결과는 언급되지 않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례를 일반화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두 주장은 같은 현상을 놓고 책임의 무게를 달리 둔 것이어서 어느 한쪽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구조상 불가피하다는 설명이 맞더라도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점검 범위를 넓혀야 했다는 지적과 충돌하지 않으며, 반대로 업체가 관리를 강화한다고 해도 실제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사례가 얼마나 보편적인지, 곰팡이의 정체가 무엇인지, 위약금 면제 기준이 어떻게 적용될지는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로는 확정할 수 없다.
7. 여담
- A씨는 해지 후 "갑자기 정수기 유목민이 되어버렸다" 고 적었고, B씨는 해지를 알리는 글에서 "암웨이추천댓 차단할게" 라고 덧붙였다.
- 컨슈머타임스 기사에 실린 정수기 관리 장면 사진은 AI로 생성한 이미지라고 표기돼 있다.